『곤륜산맥이 가로막고 있는 한, 기차로는 영원히 라싸에 도착할 수 없다』라고 장담했던 미국의 여행작가 폴 서루의 말은, 2006년 7월 1일에 거짓이 되었습니다.
동쪽의 청해성 시닝에서 시작한 열차는 서쪽으로 달리다 꺼얼무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티벳 라싸까지 운행하고 있습니다.
칭짱열차는 세계에서 해발이 가장 높은 철도이자, 얼어붙은 땅을 달리는 가장 긴 열차,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열차역이 있는 철도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곤륜산맥을 지나고, 세계유네스코에 등재된 커커시리 대평원과 탕구라산을 경유하며 볼 수 있는 최고의 풍경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칭짱열차를 찾고 있습니다.
성수기 때 열차표를 구입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 큰 행운이 필요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칭짱열차는 크게 3구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시닝에서 꺼얼무 구간, 가장 볼거리가 많은 꺼얼무에서 나취 구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취에서 라싸 구간입니다.
시닝(西宁) ~ 꺼얼무(格尔木), 칭하이 호수
시닝은 해발 2,200m로 칭짱고원의 출발점이자 입구입니다. 시닝을 출발한 열차는 칭짱고원의 동북부에 있는 칭하이 호수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고원의 특징인 푸른 하늘과 신선한 공기는 칭짱열차의 시작임을 느끼게 합니다.
칭하이 호수는 중국 내에서 가장 큰 호수이자 염호로, 열차에 앉아 있으면서도 그 크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옛날 지각변동으로 인해 바다였던 이 지역이 티벳 고원으로 변하면서 바닷물이 갇혀 커다란 호수가 되었습니다.
호수의 둘레는 360km로 서울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면적입니다. 5월에는 온갖 새들이 날아들어 최대의 조류 서식지로 변하고, 7월에는 주변에 유채꽃이 만발하여 금빛 물결로 변합니다.
열차를 타고 호수를 반쯤 지나면 푸른 초원의 목장이 나오는데, 대부분이 짱족 유목민들이 운영하는 목장으로 전통복장을 입고 있는 유목민과 농민들을 볼 수 있습니다.
관자오산 터널
목장을 지나 톈펑역을 지나면 긴 관자오산 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이 터널은 새롭게 뚫은 터널로, 이전 터널은 시닝 – 꺼얼무 구간 중 가장 높은 해발 3,690m에 위치하여 중국에서 가장 높은 터널이었습니다.
2014년 12월 28일 정식으로 개통한 이 터널의 길이는 32.69km로, 세계의 고원 터널 중 가장 긴 터널입니다.
이전 터널을 이용했을 때는 시속 60km로 달렸으나 현재는 시속 140km까지 달릴 수 있어 2시간 소요되던 시간을 20분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란 역
터널을 지나면 우란 역에 도착합니다.
우란 역을 지나면서 지금까지 계속 함께 달리던 G315 도로와는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G315 도로는 신강지구의 카스까지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기차와 함께 달리는 고속도로는 S2013 도로로, 더링하까지 연결된 차덕고속도로입니다.
가하이 호수
우란 역을 통과해 한 시간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커다란 호수가 보이는데, 가하이(尕海)라는 호수입니다.
이 호수는 칭하이간난지역의 최대 담수호이자 조류보호구역입니다. 여름이면 검은 백조, 백로, 야생 오리 등 각종 물새가 날아와 장관을 이룹니다.
가하이 호수를 지나 30분 정도 더 달리면 더링하 역에 도착합니다.
시닝 출발의 몇몇 열차를 제외하곤 더링하 역에서 대부분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커누커 호수와 퉈쑤 호수
더링하 역을 출발해 30분 정도 가면 양옆으로 호수가 보이고, 열차는 그 호수 사이를 가로질러 갑니다. 커누커호수와 퉈쑤호수인데, 하나는 염수호고 하나는 담수호입니다.
염호와 담수호가 마주 보고 있어 연인 호수라고 불립니다. 이곳 역시 각종 물새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호수를 지난 열차는 약 1시간 동안 황량한 황무지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인마시아 역을 지나면서 열차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시티에산을 향해 달립니다.
차얼한염호
시티에산 터널과 시티에산 역을 지나 달리다 보면 G3011 도로와 만나며 커다란 호수를 지나게 됩니다.
이 호수는 유명한 차얼한염호로, 중국 최대의 천연 염수호이자 최대의 소금 생산지입니다.
이 호수는 두꺼운 소금층으로 덮여 있어 그 위에 집을 짓거나 자동차가 달려도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 칭짱열차도 이 소금층 위를 달립니다.
이 도로는 만장염교라고 불리며, 길이는 32km입니다.
꺼얼무
만장염교를 지나 조금만 가면 꺼얼무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시닝과 라싸를 제외하고 칭짱열차 중 가장 큰 도시입니다.
꺼얼무에서 기차는 25분 정도 멈추고, 열차의 맨 앞에 기관차 하나를 더 붙입니다.
이곳부터는 고산을 올라야 하므로 기관차 하나가 추가되어 3대의 기관차가 칭짱열차를 끌고 라싸로 향하게 됩니다.
꺼얼무 ~ 나취
꺼얼무부터 나취까지는 칭짱열차의 하이라이트 구간으로, 약 11시간의 여행 동안 고원의 풍경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승객들은 사계절의 변화와 눈 덮인 설산, 광활한 초원과 높은 산, 맑은 호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곤륜산 입구부터 탕구라산 입구까지의 구간은 커커시리 무인구의 풍경으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커커시리
커커시리는 사람이 살지 않는 자연보호구역으로, 중국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무인구입니다.
이곳에는 티벳영양, 야크, 백순록 등 희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2017년 7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
칭짱열차는 커커시리 보호구를 지나면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입했습니다.
펑훠산 터널
커커시리 보호구가 끝나갈 때쯤 열차는 펑훠산 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이 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터널로, 해발 4,905m에 있습니다.
열차는 터널을 지나고 고산의 늪지대를 지나 퉈퉈허 역에 도착합니다.
퉈퉈허 대교
퉈퉈허는 장강의 발원지로, 이곳을 지나 당취에 도착한 후부터는 통텐허강이라고 불리며, 다시 쓰촨 성으로 진입하면서 진사 강으로 불립니다.
퉈퉈허 대교는 총 1,389.6m로, 42개의 교각 위에 철로가 놓여 있습니다. 이
다리는 환경보호, 생태계보호,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건설되었습니다.
탕구라산역
열차는 탕구라산역에 도착하면 잠시 서행하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합니다. 탕구라산맥은 티벳과 칭하이 성을 구분하는 산맥으로, 칭짱열차 구간 중 가장 높은 곳을 통과합니다. 이곳은 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고 불립니다.
나취 ~ 라싸
나취에서 라싸까지는 티벳 철도 노선으로, 해발이 내려가면서 푸른 풀들이 자라나고 풀을 뜯는 소와 양들이 보입니다. 열차는 라싸 강을 건너 라싸 역에 도착합니다.
라싸 역
라싸 역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티벳풍의 전통적인 건축양식과 현대식 분위기를 잘 살린 역입니다. 중앙홀은 티벳 전통의 붉은 색조로 되어있으며, 라싸 시내에 위치한 포탈라 궁과 마주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