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정말 천국입니까, 아니면 숨이 먼저 멈추는 땅입니까.
커커시리(可可西里)에 들어서는 순간, 발은 땅을 딛고 있지만 숨은 이미 고도에 붙잡히기 시작합니다.
쿤룬산맥과 탕구라산맥 사이, 두 거대한 산의 팔이 감싸고 있는 이 공간은 평균 해발 5,000미터를 넘기며, 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공기는 점점 얇아지고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집니다. 하늘은 지나치게 높고, 구름은 내륙과 전혀 다른 결을 가지며, 폐로 들어오는 공기는 맑지만 차갑게 날을 세워 몸속 깊이 파고듭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시간들이 이 공간 전체를 덮고 있어, 걷고 있다는 감각보다 들어오고 있다는 감각이 더 선명해집니다.
숨을 한 번 깊게 들이마셔 보지만, 절반도 채워지지 않은 듯한 공허함이 가슴 안쪽에 남습니다.
커커시리는 왜 이렇게 비어 있는 땅으로 남아 있었습니까.
이곳은 추위와 바람, 그리고 희박한 산소로 인해 인간이 오래 머물 수 없는 조건을 갖고 있었고, 그 덕분에 오히려 가장 완전한 원시 지형이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남북은 높고 중앙은 낮은 구조 속에 빙하와 고산 언덕, 습지와 호수들이 흩어져 있으며,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숲처럼 늘어선 얼음과 별처럼 흩어진 물의 흔적이 동시에 눈에 들어옵니다.
발밑의 땅은 거칠고 공기는 얇으며, 숨은 짧아지지만 시야는 오히려 끝없이 열립니다.
연중 강풍이 불고,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20~28미터에 이르며, 평균 기온은 영하를 넘나들고 최저 기온은 영하 46도까지 떨어집니다. 물을 끓여도 끓는점이 낮아지고, 같은 행동을 해도 몸은 더 많은 숨을 요구합니다. 이곳은 살아가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버텨내야만 통과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럼에도 이곳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많지 않은 종류지만, 오히려 더 강하게 이 환경에 맞춰진 존재들, 티벳들나귀(藏野驴), 야크(野牦牛), 티벳영양(藏羚羊), 눈표범까지, 이들은 해발 3,400에서 5,300미터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살아갑니다. 특히 티벳영양은 이 땅의 흐름 자체를 몸으로 이어가는 존재로, 시속 60킬로미터로 달리며 고원을 가로지릅니다.
하지만 그들의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수컷은 7~8년, 암컷은 12년을 넘기기 어렵고, 거대한 개체 수와는 달리 매우 취약한 균형 위에 서 있습니다.
숨이 가쁜 이 땅에서, 그들은 더 빠르게 달리고 더 짧게 살아갑니다.
겨울이 오면 눈보라 속에서도 짝짓기가 이루어지고, 여름이 가까워지면 암컷들은 줘나이호(卓乃湖)와 타이양호(太阳湖)를 향해 이동합니다. 발밑에는 드문 이끼와 새싹이 깔려 있고, 그 위를 따라 걷는 무리의 움직임은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이어집니다. 출산은 양지에서 이루어지고, 몇 분 후 어미는 새끼를 핥아주며, 30분이 지나기도 전에 새끼는 일어서서 젖을 먹고 다시 무리를 향해 걷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 길이 끊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1980년대, 금 채굴자와 밀렵꾼들이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커커시리의 시간은 처음으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약 2만 마리의 티벳영양이 샤투쉬(Shahtoosh)를 위해 사냥당했고, 100만에 달하던 개체 수는 5만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총성이 울리던 밤, 달리던 무리는 멈추지 않고 함께 쓰러졌습니다.
그들의 습성, 뒤처진 개체를 기다리는 그 집단성은 오히려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고, 자동차와 총을 가진 인간 앞에서 무리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한 마리가 다치면 모두가 멈추고, 그 결과 모두가 사라졌습니다.
가죽만 벗겨진 채 남겨진 몸들, 어미의 피를 빨고 있는 새끼, 살아 있는 상태에서 가죽이 벗겨지는 장면까지, 이 땅은 한때 생명이 아니라 파괴의 기록으로 채워졌습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습니까.
1998년 이후 보호구 관리국이 설립되고, 순찰과 단속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밀렵은 줄어들었고, 새끼의 생존율은 약 50%까지 회복되었습니다. 개체 수 역시 서서히 증가하고 있으며, 도로 옆에서 뛰노는 티벳영양의 모습이 다시 목격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밀반출 통로는 여전히 남아 있고, 감시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숨을 쉬는 것조차 조건이며, 지키는 것 또한 끝나지 않는 행위입니다.
매년 수만 제곱킬로미터를 순찰하는 사람들, 일주일에서 보름씩 이어지는 이동, 멈추지 않는 발걸음이 이 땅의 균형을 간신히 붙잡고 있습니다.
영화로 인한 놀라운 변화
커커시리(可可西里), 한때 총성이 바람을 가르며 생명을 지워가던 이 고원은 영화 커커시리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며 비극의 현장으로 기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장면 속에서 티베트영양(藏羚羊)은 쓰러지고 인간의 탐욕은 형태를 드러냈지만, 그 고발 이후 현실의 방향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여 국가급 자연보호구가 세워지고 밀렵은 통제되며 푸른 하늘 아래 다시 생명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변화는 끝이 아니라 경계의 이동일 뿐이며,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탐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그림자로 남아 이 땅을 스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커커시리는 더 이상 죽음만의 땅이 아니라, 사라진 생명과 지켜낸 시간, 그리고 지금도 이어지는 선택이 겹쳐진 자리로 남아 있으며 그 위에는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발자국이, 바람에 지워지지 않은 채 이 황야를 지키고 있습니다
영화 : 커커시리 (可可西里, Kekexili: Mountain Patrol)
영화 기본 정보
-
제목: 커커시리 (可可西里, Kekexili: Mountain Patrol)
-
상영 시간: 85분
-
개봉 연도: 2004년
-
감독: 루촨(陆川)
-
수상: 금마장(金马奖) 최우수 작품상,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영화의 배경: 실화의 충격
이 영화는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커커시리는 중국 마지막 남은 원시 황야이자 티베트영양(藏羚羊)의 마지막 서식지였습니다. 1985년 이후, 유럽과 미국 시장의 티베트영양 털(샤투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밀렵꾼들이 대규모 학살을 시작했고, 불과 몇 년 만에 100만 마리에 달하던 티베트영양 개체 수는 1만 마리 미만으로 급감했습니다.
영화 줄거리와 현실의 교차
1993년, 현지 정부는 무장 순찰대를 조직했으며, 지도자는 티베트족 출신 전역 장교인 르타이(日泰)였습니다. 순찰대와 밀렵꾼들 사이에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고, 이는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97년 겨울, 대원 창바(强巴)가 임무 중 밀렵꾼들에게 살해당하자, 대장 르타이는 밀렵꾼 체포를 위해 산으로 들어가기로 결심합니다. 여정에는 기자 가위(尕玉)가 동행하여, 순찰대가 혹독한 환경 속에서 밀렵꾼들과 맞서는 현장, 그리고 밀렵꾼들이 수백 마리 티베트영양을 잔혹하게 도살하고 남긴 거대한 뼈 무더기를 목격합니다. 순찰대원들은 하나둘 쓰러지고 유사(流砂)에 삼켜지며, 마침내 대장 르타이도 밀렵꾼의 총부리에 목숨을 잃습니다.
베이징으로 돌아온 기자 가위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보도를 작성합니다. 그로부터 1년 후, 중국은 커커시리에 자연보호구를 설립하고 삼림 공안 기관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자원 순찰대는 해산됩니다.
영화와 현실의 비교
영화의 이야기는 앞서 《走遍中国 青海》에서 소개된 실제 역사와 드라마적 각색이 혼합되어 있습니다. 책에서 언급된 ‘야생야크부대(野牦牛队)’와 그 대장 소난다제(索南达杰), 자바둬제(扎巴多杰)의 희생이 영화 속 순찰대와 르타이의 모델입니다. 실제 역사도, 영화도, 한낱 사치품을 위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참혹한 생태계 파괴와 숭고한 희생을 낳았는지 증언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상징적 대사
영화 속에는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커커시리에서 당신이 내딛는 모든 발자국은, 혹시 지구 탄생 이래 인류가 남긴 첫 번째 발자국일지도 모른다.”
이 말은 커커시리의 원시성과 순수함을 강조합니다. 인간이 오염시키지 않은 마지막 땅이라는 의미인 동시에, 그곳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의 발자국이 영원히 새겨져 있음을 시사합니다. 순찰대원들의 발자국은 이미 유사에 덮여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행적은 커커시리 황야 위에 영원히 각인되었습니다. 이는 앞서 책에서 루촨 감독이 말한 “커커시리는 천국, 지옥, 아니면 생명과 신앙을 증거하는 성지”라는 말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