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인의 출생과 결혼

가끔 티벳인들은 평생에 딱 3번만 목욕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을 겁니다. 태어났을 때 한번, 결혼 할 때 한번, 그리고 죽은 다음 마지막으로 한 번 목욕을 한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출생, 결혼, 장례라는 이 세가지 사건을 티벳인은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출생

과거 티벳인들은 출생을 아주 오염된 불결한 것으로 생각하여, 아이가 출생할 때가 되면 농가에서는 임산부를 소 외양간이나 양 우리로 데리고가서 그안에서 출산하게 하였으며, 유목민들은 천막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천막 밖에서 출산을 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영아의 사망율은 아주 높았고, 산모가 위험해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이러한 악의적인 전통은 사라지고, 일반 어느 임산부처럼 집이나 병원에서 출산을 한다고 하니 정말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만 하면 상당한 관심과 보살핌을 받는다고 합니다. 또한 남아선호 사상이 있어,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가 태어났을 때 더 기뻐한다고 합니다.

남자 아이가 태어난 지 3일째 되는날, 여자아이는 4일째 되는날 부모의 친구들이 선물을 가지고 축하하러 산모의 집을 방문하는데요,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친구들은 엄마와 산모를 향하여 하다(哈达 )를 선물하고, 술을 따라 축배하고, 차를 따라 주면서 덕담과 축하의 메세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그럼다음 손가락으로 찹쌀가루로 된 짠바(糌粑)를 조금 떠어내어 어린이의 이마에 묻히면서 아이가 잘 자라나도록 덕담을 합니다.

이러한 의식을 티벳인들은 팡써(旁色)라고 하는데요, 티벳어로 팡써는 “더러운것을 씻어버린다”라는 뜻입니다. 즉 , 태어났을 때 오염되었던 모든것을 다 깨끗이 씻어내어 아이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나기를 바라는 의식이라는 겁니다.

아이가 만 한달이 되면 처음으로 집 밖을 나가는 출문의식(出门仪式)을 해하는데요. 길일을 잘 선택해서 사원에 들러 향을 피우고, 친구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방문한다고 합니다.

티벳인들은 아이가 요절하는것은 마귀가 데려 가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기에, 출문의식은 마귀가 없는 길일을 잘 선택해서 진행하고, 마귀에게 아이가 들키지 않도록 아이의 콧등에 숯을 이용하여 검댕이를 붙여준다고 합니다. 이러면 마귀가 아이를 볼 수가 없어 안전하다는 거죠.

아이의 이름을 짓는것 역시 티벳인들에게는 중대한 사건인데요. 반드시 사원에 가서 라마승에게 이름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름이 종교적 색채가 강하게 나타나는데요, 예를들면 “라무 (拉姆:선녀라는 뜻)”, “단바(丹巴:불교라는 뜻) ” , ” 자시(扎西: 길양의 뜻) ” , “핑춰(平措: 원만하다라는 뜻)” 라는 단어들이 많이 들어갑니다.

또 어떤 때에는 부모의 희망에 의해 지어지기도 하는데요. “부츠 (普赤:동생을 데리고 오다, 즉 아이 더 낳게 해달라)”, “최바(却巴 :여기까지, 즉 아이를 그만 낳게 해달라)”라는 단어들로도 이름을 짓는다고 합니다. 어떤 부모는 아이들의 일찍 죽는걸 방지하기 위해 “치자 (其加:개똥)”라는 단어를 넣어 이름을 부르는데요 , 너무 더러워서 마귀도 데리고 가지 않길 바라는 의미입니다.

티벳인의 이름은 있지만, 따로 성은 없습니다. 옛날에는 대귀족 같은 사람들은 가족명이 있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이름만 있습니다. 구성은 남여성별이 있으며, 두 글자 혹은 네글자로 되어있는데요, 같은 글자를 중복해서 부르는 수가 많고, 한족과 마찬가지로 자기보다 어리면 이름앞 에 “샤오(小)”자를 , 자기보다 연장자이면 “(大)”라를 붙여 부릅니다. 또는 한국의 전주댁, 청주댁 처럼 출생지, 혹은 거주지, 혹은 직업 등으로 이름 대신 부르기도 합니다.

아이가 자라 16 ~ 17살이 되면 길일을 택하여 성년식을 거행하고, 그 이후에는 자유롭게 연애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티벳의 아이들

결혼

과거 티벳인들은일부일처, 일부다처,일처다부등 여러가지 결혼제도가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일부일처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지에서 유목하는 유목민들은 생활이 매우 어렵고 가난하여, 한 명의 부인으로 여려 형제가 공유하는 현상은 아직도 특수하게 남아 있기도 합니다.

티벳의 젊은이들은 자유롭게 연애하여 결혼하거나, 부모가 정해준 베필을 찾아 혼인하거나, 중매로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결혼 전에 두 사람의 팔자(八字)를 합쳐서 궁합을 보아야 하며, 궁합이 맞으면 남자는 여자의 집에 하다를 공손히 바치고 부모에게 결혼 허락을 구하여 승낙을 받습니다.

허락을 받은 후에는 길일을 택하여 정식으로 약혼식을 거행하는데요, 역혼식을 치룬 후에야 정식으로 결혼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약혼식은 신랑 측에서 신부 측 집안 사람 수 만큼 하다(哈達)를 보내고, 신부 측 부모에게는 딸을 훌륭하게 잘 키워서 고맙다는 뜻으로 돈을 조금 보내기도 하고, 때론 신부측 어머니에게 치마를 같이 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정식으로 약혼식이 시작 되는데, 증인이 두 장의 혼인 서약서를 읽어주면, 신랑 신부 측 대표는 서약서에 도장을 찍거나 친필 사인을 합니다. 이렇게 약혼식이 성사가되면, 신부측에선 신랑측에게 답례로 하다를 보내면서 약혼식을 마칩니다.

재미있는것은 이 약혼식에는 신랑과 신부는 참석을 하지 않고 양가 식구들만 참석한다는 겁니다.

결혼식 날까가 정해지면 결혼식 전날 신랑측은 신부에게 결혼식 때 사용할 의복과 장신구를 보냅니다.

결혼식 당일이 되면 신랑측에서 임신한 말을 선택하여 수레를 끌고 신부측으로 가서 신부를 맞이 하게 하는데요, 이 말의 색깔은 신부의 사주팔자와 서로 맞아야 된다고 합니다.

신부를 맞이하는 신랑측 대표자는 거울과, 옥 그리고 보석으로 꾸면 막대기를 가지고 가는데, 신부측 집에 들어가자 마자 그 막대기를 신분의 등뒤에 꽂는데 , 이는 신부는 이미 신랑측 사람이 되었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그런 다음 막대에 있던 보석을 신부의 이마위에 올려놓는데, 이 것은 신부의 영혼이 이미 신랑으로 넘어갔다라는 의미입니다.

 

이어서 신부가 부모의집을 떠날 때, 신부의 가족들은 옥상에 올라, 한 손에는 신부의 등 뒤에 꽂았던 막대기와 다른 손에는 양의 다리를 잡고 “우리 가족의 행운은 가지고 가지 마세요!”라고 신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소리를 지른다고 합니다.

신부를 데리고 신랑집으로 돌아라는 사람들은 전신을 하얀색 옷으로 갈아입고, 백마를 타고, 손에 팔괘모양의 그림을 가진 사람이 인솔하여 신랑집으로 갑니다. 가는 도중에 만약 물이나 땔감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면, 길조의 뜻으로 바로 말에서 내려서 하다를 줍니다. 만약 돌아가다 넘어진 쓰레기통을 보았거나 병든 사람을 보았을 때에는 재수가 없으므로, 결혼식이 끝난 후 반드시 라마승을 불러 불경을 읽도록 합니다. 즉 흔히 말하는 액땜굿을 하는거죠.

신랑측에서는 신부가 도착하기 전에 쌀보리와 소맥이 든 주머니를 준비하여 문앞에 적당하게 배치해둡니다. 신부가 도착 한 후 신부는 이 주머니들을 밟고 신랑집으로 들어와 체마(切瑪), 술, 하다 등을 신랑 부모에게 바치게 됩니다.그러면 신랑 부모님은 신부에게 우유를 한 그릇 선사하여, 그 들의 애정이 진정하고 순결한것을 축합니다.

 

사회자는 하다를 중간 기둥에 걸어 놓아 길상을 기원하고, 송사를 읽어 신랑 신부에게 축복하면, 많은 사람들이 노래와 춤으로 경축을 해 줍니다.

끝으로 신랑측 연장자들이 축복의 말을 해주면 신랑과 신부는 신방에 들어가면서 의식은 마치게 됩니다.

신혼부부의 침대에는 깨끗한 천을 깔고 그 위에 쌀보리와 소맥으로 길상 도안을 그려 놓습니다.

결혼식을 마친 후 신부는 신랑집에서 하루 혹은 삼일을 지내다가 신부집에 가는데 어떤 지방에서는 신부가 몇개월 뒤에야 신랑집으로 돌아와 부부생활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결혼하여 잘 살다가 이혼을 할 수도 있겠죠

이혼 수속은 아주 간단합니다. 만일 여자측에서 이혼을 신청하면 남자측은 아무 보상도 주지 않고, 여자는 시집올 때 가지고 온 재산을 가지고 이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남자측에서 이혼을 요구하면, 여자측이 시집 올 때 가지고 온 모든 재산을 돌려 주는것 이외에도 위자료로 상당한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자식들은 남자일 경우 아버지가, 딸일 경우는 엄마 측에서 데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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