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숭배의 역사적 배경
티벳에서 양은 수천 년 동안 신성한 존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고대 문서 《구당서·토번전》과 《신당서·토번전》에 따르면, 티벳인들은 양을 신으로 모시고 그 믿음을 강력히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특히, 《티벳왕통기》에 나타난 토번 제30대 잠푸 달라이 닝츠의 이름에서도 양에 대한 경외감이 드러납니다.
그는 ‘달라이 닝츠’, 즉 ‘호랑이 산에서 양을 본 왕’으로 불리며, 이는 티벳 조상들의 양에 대한 깊은 숭배를 상징합니다.
조캉사원와 양의 이야기
647년, 티벳 왕 송찬 캄포는 네팔의 치준 공주를 맞이하여 조캉사원를 지었습니다. 이 사원은 티벳에서 가장 오래된 토목 건축물 중 하나로, 그 건설 초기에 양을 이용해 호수를 메웠다고 전해집니다.
이 사건은 ‘라샤(拉薩)’, 즉 ‘양이 흙을 메운 곳’이라는 이름으로 사원에 반영되었습니다. 이처럼, 티벳인들에게 양은 단순한 가축이 아닌 중요한 문화적 상징물입니다.
현재 도시의 이름인 라싸는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양을 통한 생명의 존중
티벳인들은 불교의 영향을 받아 존생사상을 바탕으로 동물을 존중합니다.
방생 의식을 통해 양과 같은 동물들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은 이러한 사상의 일환이며, 라붑랑 사원에서는 매년 방생 축제가 열립니다.
축제에서 방생된 양은 ‘신성한 양’으로 여겨지며, 이는 티벳인들의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을 보여줍니다.
예술과 문화 속의 양
티벳 북부와 서부 지역에서 발견된 수천 년 전의 바위 그림에는 다양한 양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이미지들은 티벳인들이 양을 어떻게 인식하고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반영합니다.
또한, 티벳의 영웅 서사시 《게살왕전》에서 양은 부족의 토템으로 등장하며, 이는 양이 단순한 동물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과 깊은 연결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 티벳에서의 양과 인간의 관계
오늘날 티벳인들은 여전히 양과의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티벳력 새해에는 양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행사와 의식이 진행됩니다.
가정에서는 양의 머리 모양을 한 빵과 과자를 만들어, 풍요와 번영을 기원합니다.
이러한 전통은 티벳인들이 자연과의 조화와 생태적 조화를 지향하는 삶의 철학을 반영합니다.